여행을 앞두고 어떤 렌즈를 챙길지 고민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줌렌즈 하나면 다 해결될 것 같기도 하고, 작고 가벼운 단렌즈가 여행에는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글은 제가 처음 해외 여행을 갈 때 단렌즈 하나만 들고 가서 겪은 일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 14장과 EXIF를 함께 보면서, 단렌즈가 여행에서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사진 구도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렌즈를 고르는 분께 실제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DSLR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때
저는 DSLR 카메라를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시작했습니다. 어떤 카메라가 좋은지, 렌즈는 어떻게 고르는지 몰라서 입문용 신품인 Canon EOS 800D를 샀고, 번들 렌즈(카메라와 묶음으로 나오는 기본 렌즈)와 함께 EF40mm F2.8 STM 단렌즈를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 놓고는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한동안 카메라를 그냥 두었습니다. 카메라는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랐던 시기였습니다.
첫 해외 여행에 단렌즈 하나만 가져간 이유
그러다 첫 해외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짐을 최대한 가볍게 챙기고 싶어서, 번들 줌렌즈는 두고 크기가 작은 40mm 단렌즈 하나만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작고 납작해서 일명 팬케이크 렌즈라고 불리는 렌즈입니다.
지금 다시 보면 번들 줌렌즈도 그렇게 크지 않아 보이는데, 그때는 상당히 크게 느껴졌습니다. 카메라 가방에 렌즈를 하나만 넣을 수 있다면 작은 쪽을 고르고 싶었던 마음이 컸습니다.
| 구분 | 이번 여행에 가져간 장비 |
|---|---|
| 카메라 | Canon EOS 800D (APS-C) |
| 렌즈 | EF40mm f/2.8 STM 단렌즈 1개 |
| 가져가지 않은 것 | 번들 줌렌즈 |
| 촬영 | 일본, 처음으로 혼자 간 해외 여행 |
이 글의 사진은 모두 첫 혼자 여행에서 이 렌즈 하나만으로 촬영했습니다. 구도가 아쉬운 사진도 많지만, 여행을 앞두고 렌즈를 고민하시는 분께 도움이 될까 싶어 그대로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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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은 여행 첫날 거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한 걸음씩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그대로 담았는데, 40mm 하나로도 거리의 분위기는 충분히 담긴다는 것을 이때 처음 느꼈습니다.
40mm 단렌즈는 어떤 화각일까
사진을 더 보기 전에 40mm가 어느 정도 화각인지 짚어 보겠습니다. Canon EOS 800D는 APS-C 센서라서, 표시된 초점거리에 약 1.6을 곱한 값이 풀프레임 환산 초점거리입니다. 그래서 40mm는 풀프레임 기준 약 64mm, 대각선 화각으로 약 37° 정도의 표준 화각이 됩니다.
번들 줌렌즈로 흔히 쓰이는 18-55mm를 예로 들면 풀프레임 환산으로 약 29~88mm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광각 쪽부터 중망원까지 화각을 바꿀 수 있는 셈이죠. 반면 40mm 단렌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산 약 64mm 하나뿐입니다.
환산 방법이 궁금하다면 크롭 팩터 계산기와 센서 크기와 크롭 팩터 가이드를 참고해 보세요. 내 렌즈의 화각은 카메라 화각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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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처럼 거리의 간판과 표지판을 담을 때는 환산 64mm가 부담 없이 잘 맞았습니다. 눈으로 보는 느낌과 비슷하게 담겨서, 사진을 보면 그때 걸으며 본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단렌즈로 걸어 다니면 좋았던 점
가장 좋았던 점은 가볍다는 것입니다. EF40mm f/2.8 STM은 길이가 약 2cm 남짓, 무게는 약 130g으로 알려져 있어 카메라에 달아도 부피가 거의 늘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걷는 여행에서는 가방과 목에 걸리는 무게가 체력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또 하나는 렌즈 선택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렌즈를 바꿀 필요가 없으니 길을 걷다가 바로 셔터를 누를 수 있고, 렌즈 교체 중에 먼지가 들어갈 걱정도 없습니다.
밝기도 도움이 됩니다. f/2.8은 어두운 줌렌즈의 광각 쪽보다 밝은 편이라, 낮에는 ISO 100에서도 셔터스피드를 1/1000~1/3200초까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흔들림 걱정 없이 찍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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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은 세로 구도로 찍은 거리 사진입니다. 셔터스피드가 1/1000초 이상으로 나와서 걸으면서 찍어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습니다. 환산 64mm 기준으로는 대략 1/60초보다 느려지지 않게 찍으면 손으로 들고 찍을 때 안전한데, 낮에는 그보다 훨씬 여유가 있었습니다.
단렌즈의 한계 ① 줌이 없어서 발로 줌해야 한다
단렌즈로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먼저 느낀 한계는 줌이 없다는 것입니다. 화각을 바꾸려면 내가 앞뒤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를 흔히 발로 줌한다고 표현합니다.
발로 줌하는 것은 줌 링을 돌리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줌은 같은 자리에서 화각만 바꾸지만, 발로 움직이면 피사체와의 거리가 바뀌어서 원근감과 배경의 보이는 정도까지 달라집니다. 그래서 오히려 구도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길이 좁거나 사람이 많아 움직일 수 없을 때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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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은 걸으면서 앞으로 다가가며 찍은 사진입니다. 길이 이어지는 장면은 앞으로 나아가며 가까이 담을 수 있어서 발로 줌하기에 좋았습니다.
단렌즈의 한계 ② 더 물러나거나 다가갈 수 없을 때
문제는 그럴 수 없는 장면입니다. 건물 전체를 한 화면에 넣고 싶은데 뒤로 물러날 공간이 없어 일부만 잘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럴 때 줌렌즈라면 광각 쪽으로 돌리면 해결되지만, 환산 64mm 단렌즈로는 담을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반대로 건물 하나만 따로 떼어서 보여 주고 싶은데 다가갈 수 없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길 건너에 있거나 도로, 난간 때문에 가까이 갈 수 없을 때는 주변 사물이 함께 들어와서 주인공이 흐려졌습니다. 줌렌즈라면 망원 쪽으로 돌려서 필요한 부분만 골라 담을 수 있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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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은 물이 있는 풍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물가에서는 더 앞으로 나아가거나 뒤로 물러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줌렌즈가 있으면 구도를 훨씬 자유롭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구도가 아쉬워도 사진을 남겨 둔 이유
솔직히 이 사진들은 구도가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처음 혼자 간 여행이었고, 렌즈의 특성이나 구도에 대해 아는 것도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사진을 그대로 싣는 것은, 단렌즈로 여행을 다니면 실제로 이런 사진들이 나온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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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 중 한 장은 멀리 있는 랜드마크가 작게 담겼고, 다른 한 장은 건물 전체를 담지 못하고 일부만 담겼습니다. 이럴 때 줌렌즈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았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과 밤 풍경에서는
사람이 많은 관광지에서는 발로 줌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뒤로 물러나면 사람들이 앞을 가리고, 앞으로 가면 다른 사람의 이동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줌렌즈의 편리함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밤 풍경에서는 단렌즈의 밝기가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f/2.8이 어두운 줌렌즈보다 밝아서 같은 감도에서 더 빠른 셔터스피드를 쓸 수 있고, 삼각대 없이도 손으로 찍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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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세 장 중 앞의 두 장은 밤거리의 네온사인과 벚꽃이 핀 가로수 길을 담은 사진이고, 마지막 한 장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발로 줌하기 어려웠던 사진입니다. 두 사진은 단렌즈의 한계와 장점이 함께 보이는 예입니다.
단렌즈 vs 줌렌즈, 여행에서의 차이
두 렌즈를 여행 기준으로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단렌즈 (40mm) | 줌렌즈 (번들 18-55mm 예시) |
|---|---|---|
| 환산 화각 | 약 64mm 하나 | 약 29~88mm |
| 무게·부피 | 작고 가벼움 | 상대적으로 큼 |
| 밝기 | f/2.8 고정, 밝은 편 | 광각 쪽 f/3.5, 망원 쪽 f/5.6 |
| 구도 조절 | 내가 움직여야 함 | 줌 링으로 가능 |
| 좁은 공간·붐비는 곳 | 불리함 | 유리함 |
| 렌즈 교체 | 필요 없음 | 필요 없음 (하나로 해결) |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여행이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루 종일 걷고 짐을 줄이는 게 우선이면 단렌즈, 건물과 풍경, 인물을 다양하게 담아야 한다면 줌렌즈가 맞습니다.
체크리스트
-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찍을 장면은 거리, 풍경, 인물, 건물 중 무엇인가요?
- 하루에 몇 시간이나 걸을 예정이고, 가방 무게를 얼마나 줄이고 싶으신가요?
- 환산 초점거리로 어느 화각이 필요한지 계산해 보셨나요?
- 단렌즈를 가져간다면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장소가 많은가요?
- 렌즈 하나로 부족할 때를 대비해 번들 줌렌즈나 스마트폰 광각 카메라 같은 대안이 있나요?
흔히 하는 실수: 처음 가는 여행에 처음 쓰는 렌즈
저의 가장 큰 실수는 여행 전에 단렌즈로 연습해 보지 않고 곧바로 가져간 것입니다. 렌즈의 화각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어디까지 담기는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여행 전에 동네에서 한 번만 찍어 봤어도, 어떤 장면이 어려운지 미리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환산 초점거리를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 APS-C 카메라의 40mm는 숫자로 보면 표준 화각 같지만 실제로는 환산 약 64mm라서, 눈으로 보는 것보다 조금 좁게 담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여행에 단렌즈 하나만 가져가도 될까요?
네, 가능합니다. 다만 건물 전체나 넓은 풍경을 담아야 할 일이 많다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가볍게 걸어 다니며 거리와 사람의 분위기를 담는 여행이라면 잘 어울립니다.
40mm 단렌즈는 여행에 적당한 화각인가요?
APS-C 카메라에서는 환산 약 64mm 정도로, 표준에서 약간 좁은 화각입니다. 풍경 전체를 담기에는 좁을 수 있고, 거리 사진이나 음식, 소품을 담기에는 좋습니다.
줌렌즈와 단렌즈 중 하나만 고르라면?
한 번의 여행에서 다양한 장면을 담아야 한다면 줌렌즈가 안전합니다. 가벼움과 밝기가 더 중요하다면 단렌즈를 고려해 보세요.
발로 줌하는 것과 줌 링을 돌리는 것은 같은가요?
같지 않습니다. 줌 링은 같은 자리에서 화각만 바꾸고, 발로 움직이면 피사체와의 거리가 달라져서 원근감과 배경 보이는 정도까지 함께 달라집니다.
정리하기
여행에서 단렌즈는 가볍고 밝아서 걸어 다니며 찍기에 좋지만, 줌이 없어서 물러나거나 다가가기 어려운 장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반대로 줌렌즈는 편리하지만 무게와 부피가 늘어납니다. 여행의 성격과 내가 주로 담을 장면을 먼저 정한 뒤, 그에 맞는 렌즈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렌즈 선택이 고민된다면 단렌즈 vs 줌렌즈 가이드도 함께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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