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W로 찍으면 용량이 더 커진다는 건 다들 알지만, 실제로 몇 배나 커지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카드 한 장의 촬영 가능 매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숫자로 따져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저장용량 계산기는 파일 형식 항목에서 JPEG, RAW(압축), RAW(무압축), 직접 입력 중 하나를 고르게 되어 있는데, 각 형식의 기준 용량(장당 JPEG 약 8MB, RAW 압축 약 30MB, RAW 무압축 약 65MB)을 실제 촬영 매수에 곱해 보면 체감보다 훨씬 큰 차이가 드러납니다.
RAW 압축과 RAW 무압축, 왜 두 배 넘게 차이 나는가
JPEG는 사람 눈에 잘 안 보이는 디테일을 의도적으로 버리는 손실 압축 방식이라 장당 약 8MB까지 줄어들지만, 그 과정에서 버려진 정보는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RAW 압축은 센서가 읽은 데이터를 손실 없이(무손실) 압축만 해서 저장하므로 장당 약 30MB로, JPEG보다는 크지만 원본 정보는 전부 보존됩니다. RAW 무압축은 센서 데이터를 압축 과정 자체 없이 그대로 기록하기 때문에 장당 약 65MB까지 커지는데, 이는 RAW 압축과 똑같은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압축 알고리즘을 거치지 않았다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 즉 화질 차이가 아니라 저장 방식의 차이입니다.
웨딩 촬영 2,000장으로 보는 현실적인 용량 차이
결혼식 하루 촬영이 보통 2,000장 안팎이라고 가정하고 계산기에 그대로 입력해보면, JPEG는 16GB, RAW 압축은 60GB, RAW 무압축은 130GB가 필요합니다. 128GB 카드 한 장을 기준으로 보면 JPEG는 여유 있게 담고도 남지만, RAW 압축은 카드 한 장을 거의 다 채우고, RAW 무압축은 그 카드 한 장으로는 하루 촬영분을 전부 담지도 못합니다(128GB ÷ 65MB ≈ 1,969장). 파일 형식을 정하기 전에 이 계산을 먼저 해보지 않으면, 촬영 도중 카드를 교체하며 셔터를 놓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속 촬영 버퍼와 카드 쓰기 속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파일 하나의 크기가 커지면 카메라 내부 버퍼가 채워지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집니다. RAW 무압축은 RAW 압축보다 장당 용량이 두 배 이상이라, 같은 버퍼 용량으로 연속 촬영을 하면 버퍼가 절반 정도의 매수에서 가득 차 버퍼링(연속 촬영 속도 저하)이 더 빨리 시작됩니다. 스포츠나 야생동물처럼 연속 촬영이 중요한 장면에서는 카드 쓰기 속도(UHS-II 등)와 파일 크기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RAW+JPEG 동시 저장은 '직접 입력'으로 정확히 계산하세요
많은 카메라가 RAW와 JPEG를 동시에 저장하는 옵션을 제공하는데, 이 경우 필요한 용량은 두 형식의 크기를 더한 값입니다. 계산기의 '직접 입력' 필드에 RAW 압축(30MB)과 JPEG(8MB)를 더한 38MB를 입력하면, 프리셋에는 없는 이 조합의 총 용량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후보정용 RAW와 바로 공유할 JPEG를 동시에 확보하고 싶을 때 실제로 필요한 카드 용량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려면 이 방식이 유용합니다.
어떤 형식을 선택해야 할지 판단하는 기준
노출이나 화이트밸런스를 후보정에서 자주 조정한다면 RAW가 맞고, 촬영 후 바로 전달하거나 공유해야 하는 이벤트·스포츠처럼 매수가 많고 보정 여지가 크게 필요 없다면 JPEG가 현실적입니다. 두 경우가 섞여 있다면, 중요한 장면만 RAW로 찍고 나머지는 JPEG로 찍는 절충안도 있고, 카메라가 지원한다면 RAW+JPEG 동시 저장 후 편집이 필요한 컷만 RAW를 남기고 나머지는 삭제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계산기에서 예상 매수와 형식별 용량을 먼저 확인하면 카드와 백업 용량을 넉넉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 파일 형식(JPEG/RAW 압축/RAW 무압축)별 장당 용량을 계산기에서 먼저 확인하세요.
- 예상 촬영 매수를 입력해 형식별로 필요한 총 용량과 카드 매수를 비교해보세요.
- 연속 촬영이 많은 촬영이라면 파일 크기가 커질수록 버퍼링이 빨리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세요.
- RAW+JPEG 동시 저장을 쓴다면 '직접 입력'에 두 형식의 용량을 더한 값을 넣어 정확히 계산하세요.
- 후보정 필요성과 촬영 매수를 기준으로 RAW/JPEG/혼합 중 하나를 미리 정해두세요.
